[카테고리:] inkless diary

  • 날개 기사님은

    옛날옛적 유통 업무 맡았을 때 알게 된 아저씨다. 파주에서 만들어진 책을 부산 사무실까지 날라다 주는 물류 업체 이름이 날개였고 날개 기사님은 우리 지역을 관할해 책을 내리고 올려주시는 담당 기사님으로, 함자 조차 알지 못한 채 영원히 날개 기사님으로 저장되어 있다. 퇴사 이후 단 한 번도 연락한 적 없지만 가끔 날개 기사님이 프로필 사진을 바꿀 때마다 클릭해…

  • 유월은 느낌 투성이

    오랜만에 집에 일찍 들어왔다. 아빠가 틀어둔 유튜브에선 이재명이 시종일관 호통을 치고 있어서 후덥지근한데도 방문을 꾹 닫게 된다. 이재명을 싫어하는 사람도 이재명을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이재명이 소락배기 지르는 영상을 보며 산다… 나또한 이재명과 김혜경이 나오는 동상이몽을 보며 살고 있다 … . 너무 많은 느낌들이 왔다 가는 시절이다. 지난 주말에는 철원에 갔다. 서서 음악 듣다 자주 울었다.…

  • 삶의 한가운데

    엊그제 초저녁 백델 책을 읽다가 살풋 잠이 들었는데, 완전히 정신이 감기기 전에 아빠가 집에 들어온 걸 봤다. 너무 졸려서 방문을 잠그지 않고 잤더니 바로 아빠에 대한 악몽을 꿨다. 아빠의 막냇동생인 국표삼촌(국민투표날에 태어나서 국표임)과 어떤 카페 같은 곳에 앉아 서로 악다구니를 써대며 니가 더 최현성(애비의 실명)이랑 닮았다고, 너는 완전히 느그형/느그아빠를 쏙 빼닮았다고 싸워대는 꿈이었다. 내가 꾸는…

  • 여름 시작

    장 서는 날이라 유성시장에서 토마토 한소쿠리(오천원)와 햇감자(사천원)를 좀 샀다. 한국에 오자마자 잊어버린 감각―지나가는 낯선 이에게 반사적으로 미소짓기를 기억해 낼 수 있었다. 시장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마주치기를 어려워하지 않는다. 바닥에 널린 마늘과 조갯살, 족발, 가지, 꽃화분 들을 구경하다가 엄마랑 늘 가던 가게에 가서 보리밥이랑 잔치국수, 항아리 막걸리를 마셨다. 밥 먹고 핫바 하나씩 사서 벤치에 앉아…

  • 귀국 5일 차

    1일차만에 애비게일과 갈등 재발. 대전통닭에서 닭 먹다 처울고 늘 그렇듯 엄마에게 화풀이. 늘 하던대로 엄마 슴가에 대못 박고 당근 부동산 순회. 그러나 이번엔 엄마가 아빠에게 추방령을 내리겠다고 하여 다시 헤헤거리며 엄마 옆구리에 붙음. 아 난 진짜 우리 엄마가 너무 웃기고 귀엽다…. 갈수록 더 엄마가 좋다. 왜냐면 내가 계속 변화하듯 우리 엄마도 인간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고…

  • 파니파트 헌 옷 표백 공장

    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세살배기 딸 하마라는 공업 용수가 흐르는 공터 텃밭에서 당근을 캐먹고 표백 작업 중인 헌 옷 무덤위를 굴러다니며 논다. 파니파트시 남부 심라구지 마을은 주민의 10%가 피부질환 등 중증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. 천 년 전만 해도 사람이 가진 옷가지의 수는 열 손가락을 채 넘기 힘들었을텐데(누에나 삼베에서 섬유를 얻고, 그것을 꼬거나 베틀로 짜 직물로 만들고,…

  • 수건의 굴레

    내가 물놀이를 할 때마다 들고 다니는 긴 수건은 송월타월에서 만들어진 것이고, 언제부터 우리집에 있었던 건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물건이다. 그래도 아직 물기를 닦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고 스누피가 그려진 디자인도 마음에 들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이 수건에 쌓인 세월이 애착을 형성했기 때문에(십년 전 물건보다 어제 산 물건을 버리는 게 훨씬 쉽다), 새…

  • 쏘련은 왜…

    옛 소련 애니메이션은 왜이리 서늘하고 아름다운지 추운 지방에서 만들어서 그런 건지 체홉이 쓴 소설 중에 <애수>라는 제목을 단 게 있었지 애수라는 정서의 원조는 러시아인 것마냥 애수의 홈타운이 시베리아인 것마냥 아름답고 춥고 외로운 것을 보면 소비에트 공화국이 생각이 나네

  • 진짜 당분간 술 좀 끊어야겠다

    마실 땐 진짜 사는 것 같고 좋은데 다음 날만 되면 기분이 끝도 모르게 축 쳐짐 발기부전 할배마냥… 술 마시기 시작한 지 거진 1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적당한 주량이란 것의 가늠이 잘 안 되고 자제가 안 됨. 밖에서 마시면 특히 더… 오버하게 됨(텐션적으로나 주량으로나…) 그런 자신을 다음 날 마주 보게 되니까 더 괴로움 .. . 자꾸 모르는…

  • 호주 워홀 일기 연재

    자자 각설이 쿨타임 차서 다시 돌아왔음; 월 5000원 적선하고(선업쌓기) 직업 사냥기/타향살이 적응기/영어 분투기 기타 등등 온갖 셀털이 포함된 일기 절찬리에 읽을 수 있는 포스타입 멤버십 [해외동포지원금] 을 신설했습니다. 자세한 내용은 아래 버튼을 눌러 확인하세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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